발목골절 11주차
(19.08.20 ~ 20.01.23)
1차 핀제거 수술을 한지 얼마되지 않아,
수술 환부가 덜 아물었다.
수술 직후 이틀 까지는 방수밴드 붙인 채
샤워 및 일상생활을 했으나..
여전히 목발을 함께 사용했다.
첫 걸음
사고 기준 12주차, 수술한지 10주차 되던 때였다.
이때부터 걸음마를 시작했는데,
마치 네발자전거 보조바퀴 마냥
목발을 곁에 두고 슬금 슬금 이동할 수 있었다.
사진은 내가 왼쪽 다리를 다쳐서 그런지,
신호등에서도 왼쪽 다리가 없어 보여서 찍었는데
정말 없네 ㅎㅎ..
통원
사진에 표시를 잘못했는데,
1차 핀제거는 조금 더 위쪽 검은 라인이다. 하핫;
9월 2일 병원에 갔으니,
골절 14주차, 수술한지 12주차, 1차 핀제거 한지 2주차.
처음에는 병원을 3일마다 가다가,
2주, 한달, 세달 간격으로 늘어났다.
가면 사실 엑스레이 찍고 약받는게 전부!
따로 재활치료를 받지 않았고,
의사선생님 또한 먼저 권하지 않았다.
그냥 꾸준히 발목 찜질하며 잘 돌려주고 천천히 움직이라셨다.
목발을 이제 뗴라고 하셔서
집에서 퇴근 후 떼는 연습을 했다.
무게를 조금씩 나눠서 싣자.
금방 걸을 수 있다!! 아자아자!
일상 시작
9월 15일. 자전거로 출근을 도전했는데, 안전히 성공했다.
때는 바야흐로 골절 15주차, 수술 13주차, 1차 핀제거 3주차.
물론, 여전히 발이 민감하고 일반인같진 않다.
그래서 정지상태에선 평범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동료와 친구와 술도 한잔씩 시작했다! 하핫
스크린야구
야구도 회식으로 치러가고, MVP 도 따냈다.
골절환자 타이틀을 서서히 버려내는 순간!
찹쌀이
본가에 목발없이 갔더니
또 하나의 식구 찹쌀이 눈에는 내가 신기한 모양이다.
앙꼬
그의 형제 앙꼬는 미소를 보여주었다.
혓바닥이 내 혀보다 깨끗한듯 하다.
이렇게 일상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행복, 그것도 잠시..
2차 핀제거 수술
핀제거 수술은 사실 선택이다.
하지만, 제거를 권한다.
특히 앞으로 움직일 날이 많다면 더더욱!
뼈가 핀 위로 덮혀서 자라게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되면 뼈 모양도 이상해질 것이고,
뒤늦게 제거하려들면 그 뼈를 다시 날려야하기 때문에 난이도도 올라간다.
입원
이렇게 일상을 즐기다가, 병원에 3개월 만에 갔었다.
자유롭게 걸어다닐 때였는데 이제 핀을 다 뽑자고 하신다.
설날에 쉬기위해 설 전날로 수술을 잡았다.
그리하여 1월 20일 입원!
사고 발생 7개월만이다.
수술 후
비용은 총 30만원 가량 나왔다.
수술 통증은 별로 없었는데,
이건 개인차가 있는듯 하다.
핀삽입 수술때도 나는 무통주사를 한번도 눌러본적이 없어서..
참고로 전신 마취로 진행했다.
수술만 하고나면 목이 참 불편한데,
모두 다치는일 없도록 하자..
마무리
마지막 의사 면담에서,
이제 문제 있으면 찾아오라고 하셨다.
이전에는 '언제언제 예약해둘테니 오세요~' 였다.
하지만 내 발목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핀이 빠진 자리도 다시 뼈가 채워져야하기때문에
6개월은 걸린다고 한다.
이 포스팅을 쓰고 있는 시점에도 나의 뼈엔 공백이,
수술 환부의 민감함도 덜해지긴 했으나 여전하다.
그래도 버스 탈때, 횡단보도 걸널때 등등 살살뛸 수 있다.
텐션 오르면 춤도 출수 있고 ㅎㅎ (실핏줄이 터질수있다)
다만 격한 스포츠는 6월 지나서부터.
즉 사고발생 1년이 지난 시점인데,
그날이 오면 활동 해도된다고 하셨다.
그래도 골절 환자들은 공감할, 교훈을 얻었다.
걷는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 오늘을 보다 열심히 살 계기가 되었다.
성공으로 이어지겠지? 하핫
골절 환자 화이팅!
잘 먹고 잘 관리하자. 이참에 좀 돌아보고 쉬어가자.
오늘은 특별히 민족운동가, '심훈'의 시로 여운있는 마무리해야겠다.
그날이 오면 ...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은
삼각산(三角山)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할량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頭蓋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恨)이 남으오리까.
그 날이 와서 오오 그 날이 와서
육조(六曹)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딩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 심훈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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